시간의 주권과 인간의 존엄성 : 설탕의 달콤함 속에 갇힌 자발적 구속을 우려하며

친애하는 시민 여러분, 그리고 이 땅의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동포 여러분.

저는 오늘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의 기이한 풍경 하나를 목도하며, 우리 인간이 지닌 가장 고귀한 자산인 ‘시간’과 ‘자유’의 가치에 대해 다시금 숙고해보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어느 유명한 빵집 앞에서, 혹은 계절의 별미라는 딸기가 듬뿍 담긴 케이크 한 상자를 손에 넣기 위해 새벽부터 차가운 노상에 줄을 서는 수많은 이들의 행렬을 보았습니다. 그들이 견뎌내는 서너 시간, 혹은 그 이상의 기다림은 과연 무엇을 위한 것이며, 그 기다림의 끝에 얻게 되는 달콤함은 우리가 지불한 생명의 무게와 대등한 것입니까?

저는 과거에 ‘노동은 자본에 우선하며, 자본으로부터 독립되어 있다’고 역설한 바 있습니다. 노동이 없었다면 자본은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며, 인간의 노고야말로 모든 가치의 근원입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가 목격하는 ‘오픈런’이라 불리는 이 현상은, 인간의 소중한 노동력을 생산적인 활동이나 자기 수양의 시간이 아닌, 단지 ‘소비할 권리’를 획득하기 위한 대기 시간으로 치부해버리고 있습니다. 영하의 추위 속에서, 혹은 뜨거운 뙤약볕 아래에서 몇 시간씩 발을 동동 구르며 서 있는 그 행위는, 겉으로는 자유로운 선택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타인의 시선과 사회적 유행이라는 보이지 않는 사슬에 묶인 자발적 구속이 아닌지 자문해 보아야 합니다.

과학적으로도 인간의 뇌는 희소성이라는 자극에 취약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결핍의 원리’는 물건이 귀해질수록 그것을 소유하고 싶어 하는 욕구가 이성을 압도하게 만듭니다. 또한 타인이 모두 하는 일을 나만 하지 못할 때 느끼는 소외감, 즉 ‘포모(FOMO)’ 현상은 현대인들을 광장으로 몰아내 줄을 세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포 여러분, 우리가 진정으로 두려워해야 할 것은 남들이 먹는 케이크를 먹지 못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생애의 한 조각을, 한낱 설탕 덩어리와 맞바꾸고 있는 그 무감각함을 두려워해야 합니다.

경제학적 관점에서 보면 이는 더욱 참담합니다. 기회비용이라는 개념을 떠올려 보십시오. 그 줄에 서 있는 5시간 동안 당신이 읽을 수 있었던 책, 당신의 아이와 나누었을 대화, 혹은 당신의 영혼을 살찌웠을 고독한 사색의 가치는 케이크 한 상자의 가격으로 환산될 수 없는 것입니다. 만약 우리가 우리의 시간을 이토록 값싸게 여긴다면, 세상 그 누가 우리의 존엄성을 존중해주겠습니까? 자기 시간의 주인으로 살지 못하는 사람은 결코 자기 삶의 주인이 될 수 없습니다.

집안이 갈라지면 바로 설 수 없듯이, 우리의 정신이 허영과 실질 사이에서 갈라져 방황한다면 우리 사회의 미래 또한 위태로울 수밖에 없습니다. 유명한 가게의 음식을 먹었다는 증거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리고, 그로 인해 얻는 짧은 찬사는 마치 마약과도 같아서 더 큰 자극과 더 긴 기다림을 요구하게 됩니다. 이것은 진정한 행복이 아니라, 타인의 인정을 구걸하는 가련한 자화상에 불과합니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존재하는 전시품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며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변화시킬 의무를 지닌 독립된 인격체입니다.

저는 과거 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인민의, 인민에 의한, 인민을 위한 정부’를 꿈꾸며 인간의 해방을 노래했습니다. 그 해방은 단지 신체적인 구속에서의 벗어남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미혹된 욕망으로부터의 해방이며, 대중의 휩쓸림으로부터 자신을 지켜내는 정신의 독립을 의미합니다. 지금 여러분이 서 있는 그 줄이 여러분의 영혼을 자유롭게 합니까? 아니면 여러분을 유행의 노예로 전락시키고 있습니까?

물론 맛있는 음식을 즐기고 삶의 소소한 기쁨을 누리는 것은 인간의 당연한 권리입니다. 저 또한 일상의 작은 즐거움이 주는 위안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즐거움이 ‘고통스러운 기다림’과 ‘과도한 경쟁’을 전제로 해야만 한다면, 그것은 이미 순수한 기쁨의 영역을 벗어난 것입니다. 그것은 일종의 강박이며, 우리 사회가 앓고 있는 집단적 불안의 증상입니다.

시민 여러분, 이제 그 긴 행렬에서 빠져나와 여러분 자신만의 길을 걸으십시오. 그 줄을 서기 위해 쏟았던 열정과 인내를 여러분의 내면을 가꾸고, 이웃을 돌보며, 진정한 정의를 실현하는 데 사용하십시오. 빵 한 조각을 얻기 위해 소모되는 시간보다, 여러분의 이웃과 따뜻한 국밥 한 그릇을 나누며 나누는 진심 어린 대화의 시간이 훨씬 더 위대합니다.

우리는 우리가 선택하는 방식대로 정의됩니다. 여러분이 무엇을 먹느냐가 아니라, 여러분이 여러분의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여러분이 누구인지를 말해줍니다. 부디 설탕의 달콤함에 취해 삶의 본질적인 쓴맛과 그 뒤에 숨겨진 진정한 성장의 기쁨을 잊지 마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자유의 땅에서 태어난 여러분은 그보다 훨씬 더 귀한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는 분들입니다.

시간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공평하게 주신 유일한 자본입니다. 이 자본을 낭비하는 것은 우리 자신에 대한 배신이며, 우리에게 주어진 생명에 대한 모독입니다. 부디 깨어나십시오. 그리고 스스로에게 물으십시오. ‘나는 오늘 나의 시간을 나의 의지대로 사용하였는가, 아니면 세상의 속삭임에 이끌려 나를 잃어버렸는가.’ 이 질문에 당당히 답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는 진정한 자유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저 링컨은 믿습니다. 우리 국민들이 눈앞의 화려함보다는 내면의 실실함을, 찰나의 쾌락보다는 영구한 가치를 선택할 수 있는 지혜로운 민족임을 말입니다. 이제 그 줄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가십시오. 그리고 그 시간에 사랑하는 이들의 손을 한 번 더 잡으십시오. 그것이 바로 제가 꿈꾸었던, 그리고 여러분이 누려야 마땅한 진정한 인간의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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