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라는 이름의 새로운 족쇄: 스마트폰 중독이 초래한 가정의 분열과 모성의 위기에 대하여
존경하는 시민 여러분, 그리고 이 글을 읽고 계신 수많은 부모님들께.
과거 우리는 인간의 자유와 존엄을 억압하는 물리적인 사슬을 끊어내기 위해 피 흘리며 싸웠습니다.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창조되었으며, 그 누구도 타인의 자유를 침해할 권리가 없다는 진리는 시대를 초월하여 유효합니다. 그러나 오늘날, 저는 21세기의 대한민국 가정에 드리운, 보이지 않지만 더욱 강력한 새로운 형태의 구속에 대해 논하고자 합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 손안에 쥐어진 작은 직사각형의 기기, 스마트폰이 초래한 ‘연결된 고립’과 그로 인한 모성의 위기입니다.
우리는 ‘정보의 시대’를 살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특히 아이를 기르는 어머니들에게 있어 스마트폰은 지혜의 보고이자, 고립된 육아 현장에서 사회와 소통하는 유일한 창구처럼 여겨집니다. 맘카페에서 발달 정보를 찾고, 저렴한 육아용품을 구매하기 위해 ‘핫딜’을 검색하는 행위는 ‘현명한 어머니’가 되기 위한 노력으로 칭송받기도 합니다. 그러나 저는 묻고 싶습니다. 그 정보 탐색은 진정 우리를 자유롭게 합니까, 아니면 불안이라는 감옥에 가두고 있습니까?
우리가 손에 쥔 것은 정보의 도구입니까, 아니면 도파민의 주인입니까?
보고된 바에 따르면, 많은 부모들이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끊임없이 화면을 들여다봅니다. 타인의 아이와 내 아이를 비교하고, 검증되지 않은 의학적 조언에 일희일비하며, 몇 푼의 돈을 아끼기 위해 아이와 눈을 맞출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을 소비라는 행위로 치환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경제적 합리성이 아닙니다. 이것은 정신적 방임입니다. 어머니가 화면 속의 세상에 몰입하여 도파민의 보상을 좇는 동안, 바로 그 곁에 있는 아이는 ‘투명 인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분열된 집은 바로 설 수 없다(A house divided against itself cannot stand)’고 저는 말한 바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의 가정은 물리적으로는 한 공간에 있으나, 정신적으로는 디지털 세계와 현실 세계로 분열되어 있습니다. 뇌과학자들의 경고는 엄중합니다. 스마트폰의 즉각적인 자극에 길들여진 뇌는, 아이와의 느리고 반복적인 상호작용을 견디지 못하게 됩니다. 어머니가 디지털 세계에 정신을 쏟고 있을 때, 아이의 부름은 사랑스러운 요청이 아니라 뇌를 방해하는 침입자가 되어버립니다. 그리하여 부모는 자신도 모르게 아이에게 짜증과 분노를 표출하게 됩니다. 이것은 부모의 인격 문제가 아니라, 뇌가 겪는 ‘인지적 전환 비용’의 비극적인 결과입니다.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이 겪는 고통은 실로 참담합니다. 부모가 눈앞의 기계에 시선을 빼앗길 때, 아이들은 자신이 기계보다 못한 존재라는 비참한 메시지를 본능적으로 감지합니다. 그들은 부모의 관심을 얻기 위해 기계와 경쟁해야 하며, 결국에는 좌절하여 관계 맺기를 포기하는 ‘학습된 무기력’에 빠지게 됩니다. 타인의 눈을 바라보지 못하고, 타인의 감정을 읽지 못하는 아이들이 자라나 이 사회의 주역이 되었을 때, 과연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와 공동체 정신이 온전히 유지될 수 있겠습니까?
문해력이 떨어지고, 공감 능력이 상실된 세대의 등장은 한 가정의 비극을 넘어 국가의 위기입니다. 운전 중 스마트폰 사용이 타인의 생명을 위협하듯, 육아 중 무분별한 스마트폰 사용은 자녀의 영혼을 위협하는 행위임을 직시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저는 제안합니다. 우리 가정에 ‘새로운 해방 선언’이 필요합니다.
첫째, 우리는 디지털 기기가 주는 거짓된 정보의 효능감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화면 속의 ‘좋아요’와 댓글이 주는 얄팍한 위로가 내 아이의 눈동자 속에 담긴 우주보다 클 수는 없습니다.
둘째, 사회와 기업은 이 문제에 대해 책임을 통감해야 합니다. 불안을 팔아 돈을 버는 상술과 중독적인 알고리즘을 방치하는 것은, 미래 세대에 대한 죄악입니다. 부모들이 디지털 리터러시를 갖출 수 있도록 국가적 차원의 교육과 지원이 절실합니다.
셋째, 가정 내에서 ‘연결의 회복’을 실천하십시오. 식탁에서, 잠자리에서, 그리고 아이와 노는 그 짧은 시간만이라도 기기를 내려놓으십시오. ‘스마트폰 프리존’은 단순한 규칙이 아니라, 가정을 지키는 방어선입니다.
시민 여러분, 육아의 본질은 정보의 습득이 아니라 온기(Warmth)의 전달입니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유산은 최저가로 산 장난감이 아니라, 부모가 나를 온전히 바라봐주었다는 따뜻한 기억입니다.
이제 고개를 들어, 손안의 작은 세상이 아니라 눈앞의 진짜 세상을 바라보십시오. 그곳에 당신의 사랑이, 그리고 우리의 미래가 숨 쉬고 있습니다. 부디 이 ‘디지털 족쇄’를 끊어내고, 진정한 가정의 자유와 평화를 되찾으시기를 간곡히 호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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