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이마에 새겨지는 지능의 주홍글씨, 학원가 지능검사의 허상과 우리 교육의 참된 자유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이 글을 읽고 계신 부모님과 교육자 여러분.
저는 오늘, 이 땅의 미래를 짊어질 어린 영혼들의 자유와 그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무한한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제가 평생을 바쳐 옹호하고자 했던 가치는 인간의 존엄성입니다. 인간의 가치는 그 어떤 숫자나 잣대로도 온전히 가둘 수 없으며, 그것이 바로 하늘이 부여한 천부적인 권리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최근 한국 사회의 학원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목격하며 저는 깊은 우려를 금할 길이 없습니다.
어린아이들이 학원가의 좁은 창고 같은 방에 앉아, 검증되지 않은 조잡한 지능검사 도구 앞에 서 있는 모습을 봅니다. 그 결과로 나온 한 줄의 숫자가 마치 그 아이의 인생 전체를 결정짓는 운명의 판결문인 양 다뤄지고 있습니다. 이는 명백히 잘못된 일입니다. 아이들의 이마에 숫자로 된 주홍글씨를 새기는 이 가혹한 관행은 중단되어야 합니다.
먼저, 우리가 지능이라고 부르는 그 신비로운 인간의 능력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지능은 결코 고정된 바위 덩어리가 아닙니다. 그것은 흐르는 강물과 같으며, 비옥한 땅에서 자라나는 옥수수 줄기와 같습니다. 현대 과학은 우리에게 뇌의 가소성(Neuroplasticity)이라는 놀라운 진리를 가르쳐주었습니다. 인간의 뇌는 끊임없이 변화하며, 경험과 학습, 그리고 주변의 사랑과 지지 속에서 새로운 신경 회로를 만들어냅니다. 어린 시절의 한때를 측정한 숫자가 어떻게 그 아이가 성인이 되어 펼칠 무한한 지평을 예언할 수 있겠습니까?
학원가에서 행해지는 수많은 지능검사의 실상을 들여다보면 더욱 개탄스럽습니다. 이른바 불안 마케팅이라고 불리는 이 상술은 부모님들의 순수한 사랑과 걱정을 이용합니다. 내 아이가 남들보다 뒤처질지도 모른다는 공포, 우리 아이의 재능을 일찍 발견하지 못해 기회를 놓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자극하여 주머니를 털어냅니다. 이는 정당한 교육 서비스가 아니라, 공포를 파는 행위입니다.
그들이 사용하는 검사 도구들은 어떻습니까? 학계에서 엄격하게 표준화되고 임상적으로 검증된 도구는 극히 드뭅니다. 전 세계적으로 신뢰받는 웩슬러 지능검사(Wechsler Intelligence Scale) 정도를 제외한다면, 학원가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했다거나 약식으로 진행하는 검사들은 과학적 근거가 박약하기 짝이 없습니다. 웩슬러 검사조차도 숙련된 전문가에 의해 조용한 임상 환경에서 세밀하게 수행되어야 그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를 대량으로, 상업적인 목적을 위해 학원에서 시행하는 것이 과연 아이의 진정한 지능을 측정하는 길입니까, 아니면 상급 반에 배치하기 위한 명분 쌓기입니까?
이러한 무의미한 검사에 낭비되는 시간과 비용은 실로 막대합니다. 부모님들은 아이의 지능 지수를 높여준다는 소문에 휘둘려 값비싼 수업료를 지불합니다. 그러나 정작 그 과정에서 아이들이 잃어버리는 것은 무엇입니까? 바로 배움에 대한 즐거움과 스스로에 대한 긍정입니다. 지능검사 결과가 낮게 나온 아이는 어린 나이에 자신을 바보라고 낙인찍으며 스스로의 가능성을 닫아버립니다. 반대로 높게 나온 아이는 그 숫자를 유지해야 한다는 강박과 압박감 속에서 창의성의 날개를 꺾고 맙니다.
이것은 아이들에게 주홍글씨를 찍는 행위와 다를 바 없습니다. 나다니엘 호손의 소설 속 주인공이 가슴에 새긴 글자로 인해 평생을 고통받았듯이, 우리 아이들은 IQ라는 숫자 아래 자신의 인격과 미래를 저당 잡히고 있습니다. 숫자는 결코 인간의 용기, 인내, 공감 능력, 그리고 도덕적 양심을 측정하지 못합니다. 제가 정치를 하며 만났던 수많은 위대한 인물 중, 지능지수 하나로 그 삶이 설명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부모님 여러분, 집을 지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기초를 튼튼히 다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기초는 숫자로 된 설계도가 아니라, 아이를 향한 굳건한 믿음과 인격이라는 자재로 만들어져야 합니다. 아이가 수학 문제 하나를 더 빨리 푸는 것보다, 타인의 슬픔에 공감하고 자신의 꿈을 위해 끈기 있게 전진하는 자세를 기르는 것이 백배, 천배 더 중요합니다.
학원가는 불안을 조장하여 부당한 이득을 취하는 행위를 멈추어야 합니다. 검증되지 않은 지능검사로 부모를 현혹하고 아이들을 줄 세우는 것은 교육자의 도리가 아닙니다. 참된 교육이란 아이의 머릿속에 지식을 쑤셔 넣는 것이 아니라, 그들 마음속에 잠자고 있는 불꽃을 일깨우는 것이어야 합니다.
우리 사회도 이제 이 소모적인 경쟁의 굴레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지능이라는 협소한 잣대로 아이들을 재단하는 대신, 각자가 가진 고유한 달란트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어떤 아이는 시를 쓰는 재능이 있고, 어떤 아이는 기계를 고치는 손재주가 있으며, 어떤 아이는 타인을 위로하는 따뜻한 가슴을 지녔습니다. 이 모든 다양성이 우리 공화국을 지탱하는 힘입니다.
국민 여러분, 저는 모든 인간이 평등하게 창조되었다고 믿습니다. 그 평등은 시작점의 평등이자, 자신의 가능성을 펼칠 기회의 평등입니다. 지능검사라는 인위적인 장벽으로 아이들의 앞길을 가로막지 마십시오. 아이들은 측정의 대상이 아니라, 사랑과 존중의 대상입니다.
불안에 쫓겨 아이를 검사실로 내몰지 마십시오. 대신 아이의 손을 잡고 들판을 거닐며 세상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해 주십시오. 아이가 스스로의 힘으로 생각하고,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북돋아 주십시오. 그것이야말로 그 어떤 지능 지수보다 강력한 인생의 무기가 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학원가의 무분별한 지능검사는 과학적 타당성도, 교육적 가치도 없는 불안 마케팅의 산물일 뿐입니다. 우리 아이들을 이 무의미한 숫자의 감옥에서 해방합시다. 그들이 주홍글씨가 아닌, 무한한 꿈의 나래를 펼치며 성장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갑시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어야 할 진정한 자유의 유산입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